행사장이 2곳으로 나뉘어 타임테이블에 맞춰 이동해야 하는 구조, 처음엔 이게 이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인 줄 몰랐습니다. 오크밸리 가족여행을 마치고 귀가길에 그냥 집으로 가기엔 아쉬워서 들른 청주였는데, 철당간 앞에서 쏘아 올린 미디어아트를 보는 순간 "잘 왔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주차부터 스탬프투어까지, 원도심 행사의 현실
오후 5시에 청주 원도심에 도착했을 때, 제일 먼저 느낀 건 주차 압박이었습니다. 원도심(原都心), 즉 도시가 처음 형성된 구도심 지역은 도로가 좁고 주차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특성이 있습니다. 여기서 원도심이란 신도시 개발 이전부터 형성된 구시가지 중심부를 뜻하는데, 청주의 경우 성안길 일대가 이에 해당합니다. 가족 단위로 다니다 보면 주차 한 번 잘못 잡으면 아이들 데리고 걷는 거리가 두 배가 되기 때문에, 저는 처음부터 무료 공간을 찾는 것보다 압각수 뒤편 유료주차장을 바로 이용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게 여행 피로도를 확실히 줄여주는 방법이더라고요. 마침 주차장 사장님이 마음씨 좋으셔서 서비스 시간까지 챙겨주신 덕분에 행사가 끝날 때까지 여유 있게 주차할 수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한 뒤 오후 7시에 시작하는 행사를 기다리며 스탬프 투어(Stamp Tour)에 먼저 참여했습니다. 스탬프 투어란 지정된 여러 포인트를 직접 찾아가 도장을 받는 체험형 관람 방식으로, 단순히 구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간을 능동적으로 탐색하게 만드는 구성입니다. 총 9개의 스탬프 중 8개를 채우면 행사용 가방, 9개를 모두 채우면 키링을 증정하는 방식이었는데, 저희 가족은 8개를 채워 가방을 득템 했습니다.
다만 9번째 스탬프는 육거리 야시장 영수증이 있어야 받을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야간에 이동 거리가 상당했고, 어린아이들과 함께 야시장에서 테이블을 선점하고 메뉴를 고르는 과정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어두운 골목을 따라 이동하는 분위기가 으스스하기도 했고, 차라리 행사장 주변 시장 상권과 연계했다면 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체험 부스 중 청사초롱 만들기는 아이들이 집중해서 즐겼고, 부스 앞 한지 문을 형상화한 포토존에서 찍은 그림자샷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잘 나온 사진 중 하나였습니다.
- 압각수 뒤편 유료주차장 이용 시 서비스 시간 협의 가능 (사장님 재량)
- 스탬프 8개: 행사용 가방 / 9개: 키링 증정
- 9번째 스탬프는 육거리 야시장 영수증 필요 — 야간 이동 거리 감안 필수
- 청사초롱 만들기 체험 부스 앞 한지 문 포토존: 그림자샷 명소
- 원도심 행사 특성상 일반 시민과 동선이 겹쳐 아이 미아 주의 필요

철당간과 압각수, 청주 설화를 입힌 미디어아트의 완성도
이번 행사의 정식 명칭은 '국가유산 미디어아트'로, 국가유산청이 추진하는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국가유산(國家遺産)이란 국가가 법적으로 지정·등록하여 보존하는 유형·무형의 문화적 자산을 통칭하며, 여기서는 청주의 역사적 공간에 미디어아트를 입혀 시민이 일상 속에서 유산을 체험하게 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제가 이전에 아산 현충사에서 열린 '유허' 행사를 경험했던 터라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었는데, 현충사는 단일 공간에서 집중적으로 진행된 반면 청주는 행사장이 2곳으로 분산되어 있어 타임테이블 관리가 훨씬 중요했습니다.
제가 직접 관람한 곳은 철당간(鐵幢竿)과 압각수(鴨脚樹) 두 곳이었습니다. 철당간이란 사찰 입구에 세우던 깃발 게양대로,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은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국보급 석조·철제 구조물입니다. 여기서 철당간이란 쉽게 말해 절 앞에 법회나 의식을 알리는 깃발을 달던 철제 기둥으로, 청주 것은 현재까지 원형이 잘 보존된 보기 드문 사례입니다(출처: 국가유산청). 이 철당간을 배경으로 청주의 설화를 시각화한 미디어아트가 펼쳐졌는데, 정면 스크린에서는 선명한 영상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철당간 우측 건물 창문을 통해 진행된 일부 영상은 창살 구조 때문에 올록볼록하게 굴절되어 내용을 온전히 즐기기 어려웠습니다.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즉 건물이나 사물의 표면에 맞게 영상을 정밀하게 투사하는 기법을 사용했는데, 창문 유리가 그 투사를 방해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던 겁니다.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바닥에 설치된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는 달랐습니다.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Interactive Media Art)란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여 영상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참여형 예술을 의미하는데, 아이들이 밟을 때마다 바닥의 그림이 출렁이며 반응하는 방식이라 아이들이 환호하며 뛰어다녔습니다.
압각수 미디어아트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압각수(鴨脚樹)는 오리발을 닮은 잎 모양 때문에 붙은 은행나무의 한자 이름으로, 청주 지역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노거수(老巨樹)입니다. 이 고목을 배경으로 청주의 설화가 빛과 영상으로 펼쳐지는 장면은 제가 이번 행사에서 가장 오래 머문 곳이기도 합니다. 타임테이블이 스탬프 투어 자료에 표기되어 있었지만, 정확한 위치 안내가 부족해 4개 행사장을 모두 찾아다니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문화유산 활용(文化遺産 活用)이라는 정책적 방향은 분명히 올바른데, 현장 동선 안내 시스템이 보완된다면 관람 만족도가 크게 오를 것이라 봅니다(출처: 국가유산청 문화유산 활용 사업).
자주 묻는 질문
Q. 청주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주차는 어디에 해야 하나요?
A. 제가 직접 이용한 곳은 압각수 뒤편 유료주차장이었습니다. 원도심 특성상 무료 공간을 찾아다니다 보면 시간과 체력을 더 쓰게 됩니다. 가족 단위라면 처음부터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는 편이 이동 피로도가 훨씬 적었습니다. 사장님께 사정을 말씀드리니 서비스 시간도 챙겨주셔서 행사 내내 걱정 없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Q. 스탬프 투어 9개 다 채우기 가능한가요?
A. 8개까지는 행사장 동선 안에서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런데 마지막 9번째는 육거리 야시장 영수증이 필요한 구조라, 어린아이를 동반한 경우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야간에 이동 거리가 상당하고 야시장 특성상 테이블 선점이나 메뉴 선택도 만만치 않아서, 저는 8개로 마무리하고 행사용 가방을 받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Q. 아이들이 즐길 만한 체험이 있나요?
A. 청사초롱 만들기 체험과 바닥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는 발로 밟으면 바닥 영상이 반응하는 방식이라 아이들이 신나서 뛰어다닐 정도였습니다. 청사초롱 부스 앞 한지 문 포토존에서 그림자샷도 찍어보시면 꽤 그럴듯한 사진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Q. 미디어아트 행사장을 모두 다 돌아볼 수 있나요?
A. 타임테이블 상으로는 4곳 모두 운영되지만, 제가 겪어보니 정확한 위치 안내가 부족해서 전부 찾아다니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철당간과 압각수 2곳을 집중해서 관람했고, 이 두 곳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전에 지도를 미리 확인하고 이동 순서를 정해두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결론
귀갓길에 잠깐 들른다는 기분으로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충실해서 오히려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국가유산 미디어아트는 단순한 야간 볼거리가 아니라 청주라는 도시의 역사와 설화를 몸으로 걸어 다니며 느끼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아산 현충사 '유허' 행사와는 다른 결의 경험이었습니다.
다음에 같은 행사를 간다면 사전에 4곳의 미디어아트 위치를 지도에 찍어두고, 타임테이블에 맞춰 이동 순서를 미리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차는 처음부터 유료주차장, 스탬프는 8개 목표로 현실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가족 여행 피로도를 낮추는 방법이라고 제 경험상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